글로벌 관세 전쟁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3%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미국 경기침체와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약달러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3일 ‘2025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2.7%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3.0%)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코로나 이전(2015~2019년) 평균 성장률 3.4%에도 못 미친다.
이시욱 KIEP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이) 2001년 닷컴버블 붕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면서 “국제경제 질서의 불안전성 속에서 세계경제가 뚜렷한 방향성을 갖지 못한 채 성장의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EP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전방위적 관세 인상과 이에 따른 무역·투자 위축이 세계경제의 구조적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KIEP는 올해 하반기부터 약달러 흐름이 본격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고금리에 따라 단기 강달러가 나타났지만 미국 경기 둔화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환율정책 전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달러 신뢰도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상반기에는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다 하반기에는 점진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중 갈등과 한미 FTA 재개정 압박 등 무역 긴장이 재점화될 경우 다시 환율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관세정책 여파로 소비·투자가 위축되면서 올해 1.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보다 0.8%포인트 하향된 수치다. 유럽연합(EU)은 0.8%로 예상해 3년 연속 0%대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적극적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로 4.1%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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