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1% 상승하며 두 달 연속 2%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폭염과 폭우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오른 데다 식품 업체들의 출고가 인상으로 가공식품 가격이 크게 뛴 영향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1월부터 2%대 상승률을 보이다가 5월에 1.9%로 떨어졌으나 6월 다시 2.2%로 올라선 후 두 달 연속 2%대를 유지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4.1%를 기록하며 전체 물가를 0.35%포인트 끌어올렸다. 라면·탄산음료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할인 행사가 진행돼 전월(4.6%)보다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가공식품 물가는 여전히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4월(4.1%), 5월(4.1%), 6월(4.6%)에 이어 4개월 연속으로 4%대 상승률을 보였다. 주요 제품 가운데 커피(15.9%), 김치(12.5%), 빵(6.4%) 등 서민들이 자주 찾는 식품 가격이 많이 오르며 체감물가를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도 전년 대비 2.1% 상승했다. 유례 없는 폭염과 집중호우로 생육이 영향을 받으면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전달과 비교해서 시금치(78.4%), 배추(25.0%), 상추(30.0%) 등 채소류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시금치는 13.6% 올랐다. 여기에 축산물(3.5%), 수산물(7.3%)도 크게 상승했다. 특히 고등어 가격이 12.6% 올라 전월(16.1%)에 이어 두 달째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달 21일부터 신청이 시작된 소비쿠폰 영향이 물가에 조금씩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소고기 가격이 4.9% 뛰어 전달(3.3%)보다 오름 폭이 커졌다. 다만 본격적인 소비쿠폰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8월 물가까지 봐야 한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박병선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소비쿠폰 지급 시기가 지난달 하순께라서 미미하게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8월에도 이상기온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8월은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높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며 “다만 일부 이동통신사의 대규모 통신요금 할인에 일시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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