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생태통로를 따라 새끼 두꺼비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12일 울산 중구에 따르면 지난 9일 새끼 두꺼비가 떼를 지어 장현저류지에서 황방산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올해 들어 처음 포착됐다. 새끼 두꺼비들은 첫 이동 후 약 2주 동안 궂은 날을 틈타 황방산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 중구 황방산에 서식하는 성체 두꺼비들은 매년 2~3월께 1.5~2㎞ 가량 떨어진 장현저류지로 내려와 알을 낳는다. 알에서 부화한 올챙이는 네발이 나오고 꼬리가 없어지면 5~6월께 비가 오거나 흐린 날 무리를 지어 서식지인 황방산으로 이동한다.
두꺼비 생태통로는 인근 혁신도시 건설과 도로 개설로 인해 서식지와 산란지가 분절되면서 황방산에 서식하고 있는 두꺼비의 로드킬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다. 지난해 말 완성한 생태통로는 길이가 각각 24m와 7.2m에서 총 31.2m가량이다. 또 곳곳에 이탈 방지를 위한 임시 울타리를 설치하고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비가 내린 지난 9일 중구는 황방산두꺼비봉사단 10여 명과 함께 장현저류지 주변 도로와 배수로 등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새끼 두꺼비 수백 마리를 구조해 생태통로 안에 옮겨 놓는 등 새끼 두꺼비 구조 활동을 펼쳤다.
중구는 새끼 두꺼비 대이동이 마무리될 때까지 황방산두꺼비봉사단 30여 명과 함께 두꺼비 이동 현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생태통로 보완과 안내 시설 설치 활동 등을 펼칠 예정이다.
김영길 중구청장은 “황방산두꺼비는 지역 생태계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두꺼비 생존을 돕는 것은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첫걸음이다”며 “주민들께서도 두꺼비가 활발하게 이동하는 시기에는 장현저류지 주변을 오갈 때 차량 속도를 늦추는 등 두꺼비 보호 활동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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