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HEV)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패밀리카’의 대표 격인 모델들은 구입 후 길게는 8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신형 팰리세이드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고 대기 기간은 8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구입을 한 고객은 빨라야 내년 3월 이후에 차량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2세대 신형 팰리세이드는 내연기관에 그쳤던 1세대 모델과 달리 하이브리드로 파워트레인을 추가하며 고객 선택권을 넓혔다. 지난달 6662대 팔린 신형 팰리세이드의 절반 넘는 3526대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은 현대차(005380)그룹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2.5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초로 적용한 차량에 해당한다. 이 시스템은 구동을 맡은 모터(P2)에 시동과 발전, 구동력 보조 신규 모터(P1)를 추가하면서도 크기는 더 줄였다. 현대차그룹은 여기에 기존(1.6ℓ)보다 큰 2.5ℓ 가솔린 엔진을 연결해 성능을 높였다.
신형 팰리세이드 2.5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최고연비는 14.1㎞/ℓ에 달한다. 최고 출력은 334마력, 최대 토크은 46.9kgf·m로 연비 효율과 주행 성능을 모두 개선했다. 판매 중인 가솔린 2.5터보 터보 모델과 비교해 연비는 45%, 최고 출력은 19% 개선하면서도 배출가스는 34% 절감했다.
현대차는 차량 출고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기 생산에 힘을 주고 있다. 팰리세이드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기존 현대차 울산공장 4공장 뿐만 아니라 2공장, 5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를 생산할 수 있도록 조정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올해 하반기 미국 수출 길에 오르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도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000270)의 다목적차량(MPV)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고 대기 기간도 8개월에 달한다. 일부 옵션을 추가하면 10개월로 더 늘어나게 된다. 대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도 구입 후 6~7개월가량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는 전기차 출고 대기 기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차 전기 SUV인 아이오닉5, 전기 세단인 아이오닉6는 구입 즉시 출고 가능하다. 현대차 최초의 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9과 코나 EV의 출고 대기 기간도 1.5개월에 그친다.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인 EV3·EV4·EV6·EV9 모두 4~5주만 기다리면 차량을 받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와 충전 인프라 부족이 여전한 가운데 뛰어난 연비 효율과 친환경성을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완성차 제조사들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KG모빌리티(003620)(KGM)은 지난 3월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내수 판매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KGM은 신차 효과에 힘입어 지난달 국내 판매량 3546대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10.5% 증가한 것으로 지난 1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올 하반기에는 액티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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