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원·달러 환율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0.47%포인트가량 밀어 올렸다는 국책연구기관(KDI)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국내 정치 불안과 같은 국내 요인보다는 세계적인 강달러와 같은 미 달러화 요인이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요 배경이었다고 보고 있다.
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최근 환율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 변동의 원인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율 상승은 단기적으로 물가를 자극하지만, 국내 요인에 따른 원화 약세는 보다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KDI는 분석하고 있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국내 요인에 따른 환율 변동은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원화 가치를 전반적으로 떨어뜨려 수입 물가에 점진적이면서도 폭넓게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 KDI 분석 결과 달러화 강세로 환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약 0.07%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치 불안이나 대외 신인도 하락 등 국내 요인으로 환율이 1%포인트 오를 때는 물가가 0.13%포인트 상승해 영향력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올해 1분기 환율 상승이 물가에 미친 영향도 이러한 구조를 반영했다. KDI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 변동은 주로 강달러 영향에 기인해 소비자물가를 0.47%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KDI는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경우 올해 물가가 1분기 대비 최대 0.24%포인트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환율이 1400원 수준으로 하락하면 물가 상승률은 최대 0.4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