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선박은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를 무료로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상 운송과 군사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 계정에 “군함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미국 선박은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를 무료로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운하들은 미국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이 문제를 즉시 해결하고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길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후 부터 파나마 운하가 중국의 통제를 받고 있다면 운영권의 전면 반환을 압박한 바 있다. 이후 지난 3월 파나마 운하의 운영입처인 홍콩 기반 CK허치슨홀딩스는 파나마운하 항구 운영 사업 부문을 미국계 자산운용사 블랙록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다만 중국이 이에 반발해 해당 거래에 대해 반독점 조사에 나서는 등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는 진행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나마 운하를 넘어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까지 직접 언급하면서 세계 해상 수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선을 넓혔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주요 수로인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해상 무역의 약 10%가 통과하는 핵심 수로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가자지구의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주장하며 이 지역 통과 선박을 표적으로 삼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선박들은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가는 길고 값비싼 우회로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 경제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이집트는 지난해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운하 수입이 60%나 감소하면서 70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미군은 2024년 1월부터 후티 반군 진지를 공격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수에즈 운하에서 후티 반군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공세가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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