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 수출 중심 경제로 이번 무역 긴장은 상당한 역풍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 연차총회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무역 긴장은 모두에게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라지길 바란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관세로부터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며 “우리는 분명히 대비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다만 “(한국은)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강점도 갖고 있다”며 “지난 5년 동안 공급망을 다변화했고, 중국의 경쟁력 강화와 정치적 이슈에 따라 중국 의존도를 줄여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는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는 “무역 긴장이 강화돼 성장률 하락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금리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후에 방향을 결정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는 느낌”이라며 “이럴 때는 속도를 조금 늦추고, 눈이 (어두움에) 적응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이후 6월 3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가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대선으로) 경제심리와 소비, 투자가 얼마나 회복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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