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산업체가 제작에 참여한 우리 군의 4번째 정찰 위성이 발사에 성공했다.
국방부와 한화시스템, KAI 등에 따르면 한국군의 정찰위성 4호기는 이날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너베럴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됐다. 정찰위성 4호기는 발사체 발사 후 1단 추진체 분리 및 2단 추진체 분리를 거쳐 우주궤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뒤 지상국과 교신에도 성공했다. 정찰위성 4호기는 앞으로 수개월간의 운용시험평가 등을 거쳐 대북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찰위성 4호기에 감시·정찰을 위해 장착된 합성개구레이다(SAR) 탑재체는 '위성의 눈'으로 불리는 핵심장비로, 한화시스템이 자사 기술로 제작해 공급했다. SAR은 공중에서 지상·해양에 레이다파를 순차적으로 쏜 후 레이다파가 굴곡 면에 반사돼 돌아오는 미세한 시간차를 선착순으로 합성해 지상 지형도를 만들어 내는 시스템이다. 주야간 및 악천후와 관계없이 지상을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어 감시·정찰용으로 폭넓게 활용된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는 한반도 및 주변 감시·정찰을 위해 EO·IR(전자광학·적외선) 위성 1기와 SAR 위성 4기를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425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 징후를 사전 탐지하고 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 역할을 맡는다. 정찰위성 1호기는 EO·IR 위성으로 2023년 12월 2일 발사됐다. 2호기와 3호기는 각각 작년 4월 8일, 12월 21일에 발사됐다. 이날 발사에 성공한 4호기를 비롯해 2·3·4호기는 모두 SAR을 탑재하고 있는데, 3개 모두 한화시스템이 제작한 것이다.
2·3·4호기는 '경사궤도'로 지구를 돌며 한반도를 하루 4∼6회 촬영한다. 적도로부터 일정 각도만큼 기울어진 궤도를 의미하는 경사궤도는 재방문 주기가 짧아 위성이 하루에도 여러 번 특정 지역의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세계 최상위 수준의 해상도로 선명한 영상 촬영이 가능한 SAR 센서 및 고속·대용량 데이터링크 개발에 참여해 SAR 위성 4기 모두에 탑재체를 공급한다"며 "정찰위성 5호기이자 SAR 위성 4호기 역시 연내 발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KAI는 SAR위성체 시제 제작업체로서 2018년부터 위성체 환경시험, 제작, 발사 등 개발 전반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밀집지역 다중 표적을 신속 지향할 수 있는 민첩한 고기동 플랫폼을 개발하고, 고해상도 SAR센서 및 고속/대용량 데이터링크를 탑재한 탑재체와의 통합 및 시험을 진행한다. KAI는 2023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와 초소형 SAR검증위성 개발사업도 펼치고 있다. 향후 초소형위성 검증위성 개발과 군집 운영으로 425 사업의 위성과 함께 주요 관심지역을 24시간 빈틈없이 들여다보는 감시체계 구축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대한민국 대표 우주전문 기업으로 위성과 재사용발사체, 우주서비스까지 사업을 확대해 우주경제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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