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272210)이 유럽 대표 위성통신 기업인 유텔셋 원웹의 지분 5.4%를 전량 매각했다. 매입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며 한화시스템은 2000억 원가량의 손해를 봤다.
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유텔셋 원웹 지분 5.4% 전량을 8850만 달러(약 1200억 원)에 팔았다. 이는 2021년 투자한 3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3450억 원)와 비교해 크게 줄어든 액수다. 당시 한화시스템은 3억 달러로 영국 위성 인터넷 기업 원웹의 지분 8.8%를 확보하며 위성통신서비스 시장 진출을 알렸다. 2023년 원웹이 프랑스 유텔셋에 편입되면서 이름이 ‘유텔셋 원웹’으로 바뀌었고 한화시스템의 보유지분은 5.4%로 낮아졌다. 보유 지분 변화에 따라 한화그룹은 비상임이사직도 내려놓아야 했다.
한화시스템은 이사회 경영권이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지분 확보가 의미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해 신사업과 투자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진행해 민간 위성서비스보다 방산 위성 운영 및 군 통신에 더 중점을 두기로 전략을 수정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지분 매각과 별개로 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저궤도 통신위성서비스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2030년까지 한국 군 대상 유텔셋 원웹 저궤도 통신위성망 국내 독점 공급자로서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용 저궤도위성 기반 통신체계’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2018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한 국내 최초의 저궤도 통신 시험위성 개발 사업에 참여해 통신위성 탑재체를 개발하는 등 군 저궤도 위성망 구축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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