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양자 회담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간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를 요구하던 푸틴 대통령이 양자 회담을 제안한 것은 전쟁 발발 후 처음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민간인 공격 중단을 위한 어떠한 논의에도 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드러내 회담의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21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떠한 평화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든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말해왔다”며 “우크라이나 정권 대표들도 같은 생각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자신과 대화할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해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지난해 5월 종료됐지만 전시 계엄령 등을 이유로 선거를 무기한 연기했다.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축출한 뒤 우크라이나에 친러시아 정권을 수립하는 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양자 회담을 제안한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양자 간 (논의를) 포함해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을 때 이는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상과 논의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에 직접적으로 답하지는 않았으나 수용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밤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최소한 민간인 공격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명확한 답변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어떠한 대화에도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입장 변화의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중재 노력을 중단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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