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철강·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동맹 관계를 맺는다. 미국 정부의 고관세 정책 등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며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다.
현대차(005380)그룹과 포스코그룹은 21일 서울 강남구 현대차 강남대로 사옥에서 철강·이차전지 소재 분야 등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업무협약식에는 한석원 현대차그룹 부사장(기획조정본부장),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미래전략본부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하고 일부 생산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북미 철강 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모빌리티용 고품질 철강을 공급해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총 58억 달러(약 8조 5000억 원)가 투자되는 현대차그룹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지어진다. 고로(高爐)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완공 후에는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열연 및 냉연 강판 등을 생산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주요 생산 거점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을 포함해 미국 등의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손을 맞잡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연간 총 326만 대의 전기차 판매로 글로벌 전동화 톱티어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 기업들과 이차전지 핵심 소재 확보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해외 염호(鹽湖) 및 광산에 대한 소유권·지분 투자 등을 통해 리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국내외 사업장에서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등이 전기차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을, 포스코퓨처엠이 양·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두 그룹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대로 세계적으로 확보 경쟁이 치열한 리튬을 비롯해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성능을 결정하는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공급망 구축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국 및 유럽연합 등의 공급망 재편과 무역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배터리 원소재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차세대 소재 개발 등 두 그룹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는 형태로 협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포스코그룹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 및 전동화 리더십 확보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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