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엔비디아 H20의 대중 수출을 무기한 금지하자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가 3% 넘게 하락하는 등 악영향을 받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29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날 대비 3.16% 내린 17만 4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간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H20의 대중 수출을 금지한 여파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는 시간 외 거래에서 6.31% 급락했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1.77% 하락 중이다.
엔비디아는 H20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회계연도 1분기에 55억 달러(7조 8661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H20는 엔비디아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도입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응해 개발한 제품이다. 엔비디아는 H20로 2024 회계연도에 150억 달러(21조 4515억 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H20 탑재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는 만큼 이번 규제로 단기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간 HBM 공급 계획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H20용 HBM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또 미중 무역 갈등 격화로 미국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엔비디아 주가 급락 가능성이 커지며 국내 반도체 종목의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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