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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반토막, 재고 손실까지…정유사 '악소리'

관세전쟁發 유가 급락 직격탄

정제마진 4~5弗로 손익분기점

주요사 정유부문 적자전환 전망

재무 악화로 투자 위축 우려 커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미국발 관세 전쟁이 미중 맞대결로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있다. 올해 세계 경제가 더욱 침체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으며 70달러 대를 지켰던 유가가 4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까지 내려온 데다 전방 산업 부진으로 쌓인 재고의 평가 손실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9일(현지 시간) 국내 수입 원유가격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1.88달러로 1주 만에 10달러 넘게 하락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7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12월 이후 약 3년 4개월 만이다. 전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9.58달러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50달러 선으로 추락했다. 브렌트유 역시 62~65달러 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정유사들의 복합 정제마진은 4~5달러 수준까지 내려섰다. 정제마진은 연초만 하더라도 10달러 선을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운영비용과 유가 등 원자재 자격의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팔 수록 손해’인 지점까지 내려온 것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당장 올해 1분기부터 크게 악화된 이익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주요 정유업체들의 정유 부문이 1분기 1000~2000억 원의 재고 평가 손실을 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석유 재고는 2월 6150억 배럴로 지난해 말 대비 1000만 배럴가량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는 에쓰오일의 정유 부문이 600억 원 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SK이노베이션(096770) 정유 부문 역시 1300억 원 대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됐다.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80% 이상 줄지만 간신히 적자 전환을 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업황 악화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예고했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중국을 제외했다. 미국은 대중국 관세를 125%로 올렸고, 중국 또한 84% '맞불 관세'를 놓았다. 글로벌 경제 1, 2위 국가가 관세를 두고 벼랑 끝 전쟁을 벌이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원유 가격(WTI 기준)이 내년 배럴당 40달러 선 아래로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국내 정유사들의 정유 부문 실적은 연간 적자로까지 전환돼 재무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2026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샤힌프로젝트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고 있는 에쓰오일의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2조 6070억 원에 이어 올해도 3조 4870억 원을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6조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56% 넘게 불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투자 집행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익 악화가 예상돼 정유사들은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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