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고 횟수를 늘릴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9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은 올해 중 미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는 3월 조사에서는 연내 1회를 예상했는데 이달에는 2회, 골드만삭스는 같은 기간 2회에서 3회, 노무라는 0회에서 1회, 웰스파고는 2회에서 3회로 올려 잡았다.
반대로 전망치를 낮춘 것은 모건스탠리가 1회에서 0회로 유일했다. 씨티는 5회, TD는 4회, JP모건은 2회,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도이치뱅크는 0회를 각각 유지했다. 이에 따라 10개 IB의 평균 전망치는 1.7회에서 2.0회로 다소 높아졌다.
최초 인하 시점은 씨티가 올 5월로 가장 빠르고 바클레이즈, JP모건, 웰스파고가 올 6월, 골드만삭스, TD가 7월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가 2026년으로 가장 늦다.
한은에 따르면 선물시장에 반영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치도 지난 2월 이후 최근까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올해 6월의 기준금리 수준에 관한 전망은 지난 2월 7일 4.18%에서 3월 7일 기준 4.08%, 이달 4일 기준 4.02%로 계속 떨어졌다. 올해 9월 전망치도 같은 기간 각각 4.07%, 3.80%, 3.60%로 하향 조정됐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에 인플레이션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은데 금리를 인하하면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3월 기대인플레이션은 단기(1년)가 5.0%, 장기(5년)가 4.1%로 전월과 비교해 각 0.7%포인트, 0.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IB들은 예상보다 높은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경기가 하방 압력을 받고 인플레이션은 상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인한 후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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