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에 먹구름이 끼었다. 경북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에 독감 유행으로 예상보다 더 많은 보험금이 나가게 됐고 절판 마케팅에 대한 금융 감독 당국의 관리 강화에 운신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8일 금융계와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증시에 상장된 손보 업계 ‘빅3(삼성화재(000810)·DB손해보험(005830)·현대해상(001450)화재보험)’의 올 1분기 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최대 42%가량 낮을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1분기 지배순이익은 6432억 원으로 예상됐는데 지난해 1분기(7010억 원) 대비 8%가량 낮은 수준이다. DB손보는 1분기 당기 순익 컨센서스(4380억 원)가 지난해 1분기(5830억 원)보다 25%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해상(2790억 원)은 전년 1분기와 비교하면 손익이 42%가량 악화할 것으로 관측됐다.
손보사들이 올해 1분기 고전하고 있는 것은 3대 요인이 작용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우선 산불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DB손보의 1분기 보험손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 영향으로 일반보험에서 약 6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화재는 경상도 산불로 인해 일부 재물에 대한 보상금과 사망보험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감 유행으로 호흡기 질환 환자가 늘면서 실손보험에서 예상보다 더 많은 보험금(예실차)이 나간 것도 수익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절판 마케팅에 금융 당국의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1분기 관련 성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점도 악재다. 금감원은 지난해 연말 ‘경영인 정기보험’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면서 보험사의 절판 마케팅에 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사는 회계 결산이 3월인 경우가 많아 3월을 기점으로 기존 판매 상품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보험사들은 상품이 사라지기 전 절판 마케팅에 나선다.
자동차보험도 불안 요인이다. 보험료 인하와 손해율 상승이 겹치면서 지난해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97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 80.7%였던 손해율은 지난해 83.8%까지 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지속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1분기 차보험 손익이 전년(1020억 원) 대비 절반 수준인 490억 원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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