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스마트워치를 ‘인공지능(AI) 의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애플워치를 비롯한 모든 기기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건강 개선을 위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AI 에이전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산소포화도·혈압 측정에서 삼성전자 갤럭시워치에 뒤처진 애플이 사용성 혁신을 통해 시장 선두 자리를 수성하겠다는 전략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이 사회에 기여할 가장 큰 분야는 ‘의료’라고 주장하며 ‘프로젝트 멀버리(Mulberry)’라는 이름의 애플워치 헬스케어 앱·건강 코치 개편을 추진 중”이라며 “실제 의사를 어느 정도 모방하는 새 AI 에이전트로 내년 봄이나 여름에 등장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추진하는 애플워치 헬스케어 기능 개편의 핵심은 손목 뿐만이 아닌 다방면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은 물론 이어팟 등에서도 건강 데이터를 기록하거나, 애플워치에 소형 카메라를 달아 운동 상태나 음식 섭취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파악할 가능성도 있다. 카메라로 음식물을 찍어 손수 입력할 필요 없이 칼로리를 계산해주는 식이다.
여기에 실제 의사들이 훈련시킨 AI 에이전트가 결합된다. 애플은 이미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인근에 관련 시설을 확보하고 현직 의사들을 고용 중이라고 한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수면, 영양, 물리 치료, 정신 건강 및 심장학 전문가를 포함한 외부 의사를 영입하여 비디오를 제작하려 한다”며 “특정 상태와 생활 개선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는 역할”이라고 했다.
사실 애플은 스마트워치 헬스케어 기능성에서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 산소포화도 측정은 특허 분쟁을 겪고 있고, 혈압 측정은 몇해째 도입이 연기되고 있다. 갤럭시워치 등 경쟁 스마트워치가 일찌감치 관련 기능을 지원 중인 점과 대비된다. ‘게임 체인저’로 개발 중인 비침습적 혈당 측정도 개발에 난관이 지속되는 중이다.
높은 가격에도 기능성 개선이 지지부진하자 시장 점유율도 내려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년보다 7% 줄었다. 애플이 22%, 화웨이가 13%, 삼성전자가 9%, 샤오미가 8%를 차지했다. 시장 축소 와중 애플 점유율은 전년보다 3%포인트 감소했다. 타 업체 점유율이 모두 오른 점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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