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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막히고 애플페이 확산…카드산업이 말라간다[S마켓 인사이드]

애플페이에 年 수천억 수수료

'캐시카우' 카드론은 총량 규제

2009년 4%였던 총자산이익률

지난해엔 1.3%로 확 줄어들어

경기침체에 부실률도 치솟을듯

사진 설명




여신금융연구소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카드사 경쟁환경 변화와 향후 전망’에 따르면 2009년 4%였던 카드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지난해 1.3%까지 추락했다.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황은 더 안 좋다. 애플페이 도입 확산에 해외로 나가는 수수료가 더 늘고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카드론은 취급이 제한된다. 경기 침체에 부실률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으로서의 카드업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한쪽으로는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고 다른 편으로는 카드론 같은 대출 사업도 규제에 나서면서 카드사들이 생존의 갈림길에 섰다. 업계에서는 “간편결제가 늘어나는 데다 돈을 벌 수 있는 영역이 갈수록 쪼그라들면서 카드업 자체만으로는 이제 미래가 없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흘러 나온다.

20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애플페이 약관 변경 승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감독 당국의 승인을 이미 받은 것 아니냐는 예측도 있다.

KB국민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현대카드에 이어 대형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면서 애플페이의 국내 사용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페이 사용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도입은 시간문제”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애플페이가 확산될수록 해외로 흘러나가는 수수료가 급증한다는 점이다. 애플은 이용금액의 0.15%를 수수료로 받는다. 카드 1장 등록 때마다 카드사로부터 1000원을 챙기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여신금융협회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향후 모든 카드사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 시 올해부터 2029년까지 약 8000억 원 규모의 수수료가 애플과 비자·마스터카드 등에 지급된다. 현재 금융감독 당국은 애플페이 비용 부분을 가맹점이나 고객에게 떠넘기지 못하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고려하면 카드사들은 앉아서 손실을 보거나 연회비 인상이나 알짜 카드 단종처럼 애플페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수단을 꺼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요한 것은 계속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내 카드사가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지난 12년간 최소 9조 2700억 원, 많게는 25조가량의 손실을 떠안았다.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가 본격화한 2014년 2조 1955억 원이었던 전업계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에도 2조 5823억 원으로 큰 변화가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해온 것이 카드론 같은 대출 사업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마저도 규제를 받게 된다. 카드사는 최근 금융 당국에 카드론 관리 목표치를 제출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지난해 말 현재 카드론 잔액은 42조 3873억 원으로 전년(38조 7613억 원)에 비해 9.4% 늘었다.

그나마 수익을 내왔던 카드론이 막힐 경우 카드사들은 손발이 묶인 채 뛰는 꼴이 된다. 특히 올해는 급격한 경기 둔화에 부실률이 치솟을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1.7%로 제시했는데 이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 한은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0월 말에 이어 11월 말에도 3.4%를 기록하면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연체율이 두 달 연속 3.4%를 기록한 것은 카드 사태 끝 무렵인 2005년 7~8월 이후 약 20년 만이다.

업계 내부에서는 실물카드 이용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1년 이상 쓰지 않은 휴면 신용카드는 총 1583만 장으로 전년 대비 13.1%나 늘었다. 실물카드 이용 감소는 카드사의 영향력이 줄고 간편결제 업체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커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금융 당국이 카드사에 대한 규제 완화와 산업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는 낮아지고 대체 수입원으로 부상한 카드론까지 규제하게 되는 경우 카드사의 영업 환경은 정말 척박해질 수 있다”면서 “애플페이를 포함한 각종 페이의 도입이 확산되고 유료화까지 진행될 수 있어 카드 산업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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