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들이 지난해 4분기 테크 부문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헬스케어·산업재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대표 주가 지수인 S&P 500과는 상이한 흐름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13F 공시 기준 미국 헤지펀드 전체(1141개)의 섹터 비중은 △테크 18.8% △금융 13.7% △경기소비재 12.3% △헬스케어 12% △산업재 9.5% 순으로 집계됐다. 13F 공시는 총 운용 자산이 1억 달러 이상인 기관 투자 관리자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분기별 보고서로, 이를 통해 미국 큰손 투자가들의 투자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헤지펀드는 우월한 정보력과 다양한 투자 전략으로 인해 ‘스마트 머니 투자자’로 꼽힌다.
미 헤지펀드의 이 같은 투자 동향은 S&P500 대비 테크 비중을 크게 축소 시키고, 헬스케어·산업재 비중은 상대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S&P 500 테크 부문 비중은 31.7%, 헬스케어·산업재 비중은 각각 10.1%, 8.1%로 나타났다.
헤지펀드 진영은 특히 주가가 오른 분야는 매도하고, 내린 분야는 저가 매수하는 역투자 전략을 구사했다. 주가가 상승한 경기소비재 부문은 소극 대응해 액티브 비중을 낮추고, 주가가 하락한 헬스케어 부문은 매수 대응해 액티브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헤지펀드는 주가가 상승한 헬스케어 부문 비중을 직전 분기 대비 0.1%포인트 늘린 반면 S&P 500은 1.2%포인트 확대했다.
한편 ‘투자의 구루(스승)’로 꼽히는 워렌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4분기 애플 주식 매도를 멈춘 것과는 달리 헤지펀드 진영은 직전 분기(1.4%) 대비 지분율(1.1%)을 소폭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헤지펀드의 보유 비중은 기존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헤지펀드가 올해 초 빅테크 변동성 증가 이전에 테크 섹터에 대한 위험 관리를 미리 준비했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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