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 시간) 캐나다 토론토공항에서 발생한 델타항공 여객기 전복 사고에서 탑승객 80명 전원이 생존한 가운데 항공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적이 철저한 안전설계와 구조대·승무원들의 신속한 대응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 영국 크랜필드대학 항공부문 책임자 그레이엄 브레이스웨이트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고의 생존 요인을 상세히 보도했다. 브레이스웨이트는 “활주로에서 항공기가 완전히 전복된 상황에서 사망자가 없었다는 사실은 항공기 설계와 구조팀, 승무원의 완벽한 대응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브레이스웨이트가 꼽은 생존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항공기 안전설계다. 좌석이 바닥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설계됐고 안전벨트는 극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게 제작됐다. 또한 승객이 앞좌석에 부딪혔을 때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표면을 부드럽게 처리했다. 승객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당시 탑승객이었던 피트 칼슨은 캐나다 C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안전벨트를 풀 때까지 완전히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이었던 존 넬슨도 CNN 방송에서 “모든 승객이 거꾸로 매달린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둘째는 승무원들의 침착한 대응이다. 사고 당시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승무원들은 뒤집힌 기체 안에서도 “모든 것을 놔두고 비상구로 나가라”고 외치며 승객 대피를 도왔다. 브레이스웨이트는 “패닉 상태에서 간단한 지시를 신속히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구조대의 신속한 현장 도착이다. 데버러 플린트 토론토 피어슨 공항 CEO는 “공항의 비상 대응 요원들은 몇 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승객들을 신속하게 대피시켰다”며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공항에 있던 영웅적이고 훈련된 전문가들과 구조대 덕분”이라고 전했다. 공항 소방서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구조대가 신속하게 움직인 덕분에 소방대가 불을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었다”면서 “대부분의 승객이 소방대가 도착했을 때 자발적으로 대피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앞서 캐나타 토론토공항에 착륙하던 델타항공 여객기가 17일 오후 2시 13분께 활주로 착륙 중 미끄러지면서 기체 아랫부분에서 큰 불길이 치솟았다. 이어 기체가 완전히 전복됐고 배면과 꼬리 부분이 불에 타며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이 사고로 21명의 승객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중 19명이 이튿날 아침에 퇴원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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