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 기술 개발을 위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1000배 빠르게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지민·윤의성 원자력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플라즈마 상태를 설명하는 수학 방정식 풀이를 가속화할 수 있는 딥러닝(심층학습) 기반의 AI 모델 ‘FPL넷’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계산물리학저널’에 이달 15일 게재됐다.
핵융합 발전을 위해서는 발전기 내부를 태양처럼 입자들이 전자와 이온으로 분리된 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 상태에서 입자 간 충돌을 정확하게 예측해야 안정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플라즈마 상태를 예측하는 ‘포커-플랑크-란다우 방정식(FPL)’이 있지만 계산량이 많아 풀이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FPL넷은 ‘열적 평형 시뮬레이션’을 확인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기존보다 1000배 빠른 속도로 방정식을 풀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예측 오차는 10만 분의 1 이내다. 연구팀은 전자뿐 아니라 여러 불순물이 포함된 플라즈마를 대상으로도 방정식을 푸는 연구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 딥러닝으로 기존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용하던 코드에 비해 계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며 “핵융합로 전 영역을 시뮬레이션하는 난류 해석 코드나 토카막(플라즈마를 담는 용기)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트윈 기술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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