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균일가 판매로 급성장한 다이소가 뷰티 사업 확장을 위해 기존 5000원이었던 최고가 상품을 1만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뷰티 등 상품군을 다양화해 궁극적으로는 오프라인 최강자인 올리브영과도 맞붙겠다는 목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1만 원 상품 판매를 심도 있게 고려하고 있다. 현재 다이소는 500원부터 최대 5000원까지 가격대의 상품만 취급하고 있다. 그동안 매출의 80%는 1000~2000원대 상품에서 나오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 화장품을 포함한 뷰티 상품을 포함해 의류, 펫 용품, 캠핑 용품 등 판매 단가가 높은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도 뷰티는 다이소 매장 내 가장 큰 특화 코너로 운영하며 다이소 성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직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낮지만 다른 상품군에 비해 성장성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실제 다이소는 지난해 뷰티 상품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144% 신장했고 기초 화장품은 200%, 색조 화장품은 80% 늘었다.
현재 다이소에서는 53개 브랜드 380종의 뷰티 상품을 판매 중이며 이달에는 에뛰드, 3월에는 LG생활건강의 ‘코드글로컬러’ 등이 입점할 예정이다. 애경산업·아모레퍼시픽도 다이소 전용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이소가 1만 원 상품을 검토하는 이유는 다이소의 5000원 상품과 올리브영의 2만~3만 원대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잡기 위해서다. 이미 올리브영에서 판매 중인 상품 중 소수는 용량을 낮춰 다이소에서 판매하고 있다. 올리브영을 찾는 젊은 여성 고객과 학생들이 주 타깃이기도 하다. 다이소가 5000원 제한을 1만 원으로 높이면 보다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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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에 입점한 대기업 화장품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주력하는 3대 유통 채널은 쿠팡·올리브영·다이소 순”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올리브영을 다이소보다 우선했지만 다이소가 판매 가격을 높이면 지금보다 다양한 전용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 4조 원 돌파가 유력한 다이소는 대대적으로 물류 인프라에 투자하는 등 또 한 번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다이소는 경기도 양주시에 5000억 원 규모의 양주허브센터, 세종시에는 4000억 원 규모의 세종허브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의 가격 정책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이소의 상품군 중 뷰티 제품의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올리브영에 뒤지는 점포 수도 계속 늘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 영역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리브영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올리브영도 다이소의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결국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뷰티 유통 채널인 만큼 일부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다이소 내에는 1만 원 가격대를 도입할 경우 그동안 굳게 유지했던 초저가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존재한다. 이 때문에 7000원 가격대를 먼저 도입하거나 1만 원대만 판매하는 별도 카테고리를 도입하는 방안도 내부에서 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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