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2023년 기준 132.7㎏으로 미국(93㎏)이나 중국(58㎏)보다 높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쌓여 건강을 위협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플라스틱 소비량은 좀처럼 감소하지 않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플라스틱 자체를 친환경 재료로 대체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대의 안드레 심슨 교수연구팀은 폐식용류의 재활용 방안을 연구하던 가운데 3D 프린터용 필라멘트의 분자가 식용류의 지방 분자와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해당 연구팀은 필라멘트를 대체할 바이오플라스틱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 단계에 멈추지 않고 바이오플라스틱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케츠앤드마케츠 시장조사에 따르면 바이오플라스틱의 세계시장 규모는 2020년 104억 6200만 달러에서 연평균 21.7% 성장해 올해 279억 69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은 옥수수·사탕수수 등 생물에서 유래한 성분을 이용하는 바이오매스 기반 플라스틱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제조 공정을 변형해 생물이 분해할 수 있는 생분해 플라스틱 산업이 주목되고 있다. 기존의 분해되지 않는 석유계 플라스틱과는 달리 생분해가 되는 장점이 있어 석유 플라스틱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증가하고 있다.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인 국가녹색기술연구소는 국내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이 2억 9400만 달러로 전 세계 시장의 1~2%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 및 소재를 수입·가공해 생산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전후방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분석과학회에서 발표한 ‘잉여 쌀을 이용한 미세플라스틱 대응형 생분해성 특성 분석 연구’도 상용화에 성공했다. 쌀 전분, 사탕수수, 카사바 등의 곡물 등에 고속 배합제조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을 소개한 연구 발표 후 2년여 만에 기술사업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곡물로 플라스틱 대체재를 만드는 특허도 받았다. 해당 특허의 특징은 플라스틱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 분해가 된다는 점이다. 잉여 쌀로 만든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 패키지는 미생물에 의해 100% 분해된다. 물론 사용처에 따라 강도를 달리해 사용 중에 분해되는 일은 없다. 대표적인 바이오플라스틱 상용화 기업인 그리코의 박재민 대표는 “남아도는 잉여 쌀 등 농업 폐자원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해초류와 과일 껍질, 동물성 콜라겐 등 다양한 플라스틱 대체재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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