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오는 25일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당 서기장 국빈 방문에 이어 이 대통령 국민임명식과 한미연합훈련 등의 일정을 고려해 그동안에도 8월 마지막 주가 유력한 시기로 꼽혀왔다.
7일 정치권과 외교가에 따르면 한미 양국 정상회담 실무진은 25일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의견을 좁히고 최고위층 결정을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당초 알려진 3일보다 늘어난 5일 가량 미국에 머물며 미국 진출 한국 기업 등과의 만남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첫 대면 회담에서 관세 협상 합의 내용의 구체화와 함께 국방비 인상, 주한미군 규모 및 역할 변화 등을 포괄하는 ‘동맹 현대화’를 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 및 재배치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 한국 국방비 증액 문제와 첨단무기 구매 등 기술 지원 협력 방안도 협상 의제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역내 안보상황에 대한 포괄적 한미 동맹 및 한미일 삼각협력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외교가에서는 이 대통령이 미국 순방일정에 맞춰 일본에 들르는 방식의 한일정상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동중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트럼프의 즉흥적인 성격상 변수가 생길 수 있지만 한미동맹의 틀을 지킬 경우 변수는 최소화 될 것”이라며 “미국 순방과 연계해 일본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도 한미일 삼각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혀 트럼프의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이 오는 25일 성사된다면 이 대통령 취임 82일 만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임기를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늦은 회담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04일, 노무현 전 대통령 79일, 인수위가 없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취임 후 81일 만에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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