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전·현직 참모들과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설 연휴 직후 윤석열 대통령 면회에 나선다. 그간 변호인단을 통해 ‘옥중 서신’을 발신해 온 윤 대통령이 접견자를 창구 삼아 목소리를 내며 영향력 강화를 시도할 전망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진석 비서실장, 김대기·이관섭 전 비서실장 등은 윤 대통령 면회를 추진하고 있다. 전·현직 수석비서관급 참모들도 윤 대통령 접견을 검토 중이며 국민의힘에서도 권성동 원내대표, 윤상현 의원 등이 면회하러 가겠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 24일 일반인 접견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이르면 설 연휴 직후인 31일부터 윤 대통령 면회가 추진될 전망이다. 미결 수용자의 일반 접견은 1일 1회, 최대 5명까지 가능하다. 토요일을 포함한 공휴일은 접견이 불가하고, 매주 화·목요일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한 주 최대 3차례(월·수·금)의 면회가 가능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면회 일정을 조율 중인 상황”이라며 단체가 아닌 개별 접견 형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면회 시작과 함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여권의 여론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그간 변호인단을 통해 ‘옥중 편지’를 보내왔으나 향후 여권 인사들의 입을 빌려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 사법 체계의 편파성 등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서문 형태의 편지와 달리 현역 정치인들의 육성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되면서 메시지에 힘이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김건희 여사는 일단 당분간 서울구치소를 찾지 않을 전망이다. 김 여사가 면회에 나서 경우 경호상 이유로 외부 노출이 불가피한 데 야당은 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재판 상황, 여론 추이 등을 살피며 언제든 면회에 나설 수 있다.
한편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대통령실은 평일 근무 체제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수석급 이상 참모진 회의를 개최했다. 참모진들은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를 포함해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 대설 한파특보 등 설 연휴 기간 발생한 현안들을 파악·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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