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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韓 내년 성장률 1.8%"…'트럼프 귀환'에 소비심리 하락

2.2%→1.8%로 0.4%P 내려

보호무역 강화로 수출·경기 둔화

내년 상반기 환율 최고1450원 예상

기업경기 전망도 33개월째 '암울'

"규제완화·기업 보조금 서둘러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한국 경제의 1%대 성장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내년 성장 전망치로 1.8%를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임기가 시작하면 한국의 수출과 무역흑자가 감소하고 기업 투자가 쪼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들 역시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어 한국 경제가 내우외환의 복합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담당 선임이코노미스트는 26일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서 열린 ‘2025년 한국 거시경제 전망’ 간담회에서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의 2.2%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권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는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대만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의 내수는 올해보다는 좋아지겠지만 후반기부터 수출이 약화하기 시작했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은 최근 빠르게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전년 대비 수출액 증가율은 7월 13.5%에서 9월 10.9%로 하락한 후 지난달에는 4.6%까지 낮아졌다. 권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성장률 하향 조정분의 0.3%포인트 정도는 수출 부진과 관련한 투자 지연과 감소로 보면 된다”며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재정을 긴축적으로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제언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정책이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 심화 시 한국이 반사이익을 볼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권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략 물품’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데 이것이 한국산 물품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선업 협력을 언급한 점도 (양국 간) 극단적 리스크는 제거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권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반기 중 원·달러 환율의 상단이 1450원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기준금리는 1월부터 인하되기 시작해 2.25% 수준까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담당 선임이코노미스트


문제는 수출과 함께 내수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한 달 새 1포인트 낮아졌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CCSI 항목 가운데 향후 경기 전망이 7포인트 내린 7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72)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락 폭은 2022년 7월(-1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한은은 “조사 기간에 미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오면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경우 수출이 둔화하고 경기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심리 악화는 소비와 내수에 영향을 줘 경기 부진의 골을 더 깊게 만들 수 있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도 좋지 않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BSI 전망치가 97.3이었다. 12월 BSI 전망치는 전달 대비 5.5포인트 올랐지만 2022년 4월부터 33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89.9, 비제조업이 105.1로 갈렸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외 리스크 확대와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올해 3분기 국내 17개 산업 중 12개 영업이익이 감소 상태”라며 “현재 우리 기업들은 경영 실적 악화로 한계에 봉착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년 경기가 1%대 성장을 하게 되면 국민들의 고통이 더 커질 것”이라며 “트럼프 2기와 맞물려 대내외 리스크가 극도로 커지는 만큼 정부가 재정 확대를 포함해 규제 완화 및 기업 보조금과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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