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기 신도시 재건축의 이주대책으로 LH사옥 주차장 부지 등 유휴부지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1기 신도시 재건축에서 이주대책은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한준 사장은 21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세종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기 신도시는 LH가 건설한 도시로, 이달 말 재건축 선도지구가 결정되면 총괄사업자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분당 오리역 일대에는 LH사옥, 하나로마트 부지, 법원 부지 등 유휴부지가 많다”며 “이들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지자체와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LH사옥 뒤 주차장 부지가 있는데 층수가 8층으로 제한돼 있지만 용도변경을 하면 상당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일산은 3기 신도시인 고양창릉, 산본은 인근 준공업지역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1기 신도시 이주대책으로 유휴부지 개발, 영구임대 재건축 등의 방안을 제시했는데 이 사장은 유휴부지 활용에 중점을 둘 것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이 사장은 분당을 제외하고는 다른 1기 신도시는 분담금 탓에 재건축 사업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봤다.
이 사장은 공공주택 공급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LH의 법정자본금을 50조에서 65조까지 늘리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주택공급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장은 “작년에 LH 주택 착공 물량이 1만 가구였는데 올해는 5만가구, 사업승인은 10만 5000가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착공 6만 가구, 사업승인 10만 가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발표한 서리풀 지구 등 신규 택지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토지 보상 인력을 선제적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의 경우 올해 9월 인천계양에 이어 내년 1월 고양창릉, 2월 하남교산, 3월 부천대장, 5월 남양주왕숙에서 본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 매입임대주택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5만 가구, 내년에 5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며, 올해 매입 약정을 맺은 매입임대주택 중 일부는 내년 말에 실제로 임차인이 거주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매입임대주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LH의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데 현재 정부의 재정 지원 규모가 65%수준"이라며 “90%까지 지원해 줄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주택 공급에 이어 매입임대 확대, 전세사기 피해 지원까지 주택 관련 업무가 늘어나는 만큼 직원 증원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이 사장은 “450명의 증원을 요청했으며 최대한 인력 충원을 통해 직원들이 최소한 주말에는 쉴 수 있도록 하는 게 CEO의 역할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공공주택을 ‘명품 주택’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사장은 “올해 LH에서 공고한 아파트의 10%는 A급 브랜드를 적용하겠다고 했는데, 금년 5만호 공급 물량 중에 10% 이상은 힐스테이트, 래미안 등 유수 A급 브랜드"라며 “내년에는 이 비중을 더 늘릴 것이고 공공주택을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명품주택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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