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중국 등 해외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으나 이를 믿을 수 없다고 여야가 한 목소리를 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자본 규제보다는 산업 규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17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이 중국 매각 여부를 묻자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김 부회장은 네 차례에 걸쳐 중국 등 해외 매각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고 모두 매각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 측 답변을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공개매수가 인상 가능성이 없다고 하는데 이를 66만 원, 75만 원, 83만 원 등으로 계속 올렸다”며 “당시엔 진심일지 모르겠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 바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하지만 ING생명, 홈플러스 등 여러 사례가 있었다고도 언급했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 역시 MBK에 대한 부울경 지역 여론이 좋지 않은 건 불신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이 의원은 “ING생명, 홈플러스, BHC 등 사례를 보면 싸게 사서 배당으로 빼가고 매각하는 잘못된 특성을 보여주는데 신뢰할 수 있겠느냐”라며 “세계 1위 제련기술이 중국 등 다른 나라로 팔리면 심각한 국부 유출이 될 수 있고 국내 다른 기업도 타격을 받아 국가 경제까지 휘청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국내 자본시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질의했다. 이에 김 부회장은 “말이 번복된다는 의원들의 우려를 만든 건 MBK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더 노력하겠다”며 “국가기간산업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중국 매각이나 생산시설 이동 등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거래를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생각한다”며 “자본시장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의 국가기간산업 인수합병(M&A) 추진에 대해 규제해야 한다는 질의에 대해 이 원장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적인 규제가 맞는지, 아니면 국가전략산업이나 기간산업 등 산업적 접근이 맞는지 고민이 있다”며 “다양한 갈등 경험이 많은 미국에서는 시장에서 정리되는데 한국은 정부가 불공정거래를 엄단하지만 의견을 내야 할지 신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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