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국민연금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종과 관련해 한국콜마(161890)와 코스메카코리아(241710)는 매수했지만 코스맥스(192820)와 씨앤씨인터내셔널(352480)은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실적 전망이 엇갈린 게 원인으로 꼽힌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한국콜마는 9만 6428주, 코스메카코리아는 20만 4033주를 매입했다. 이로써 국민연금 지분은 한국콜마 11.72%, 코스메카코리아 11.94%로 각각 0.41%포인트, 1.92%포인트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맥스와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주식 13만 8142주, 14만 5727주를 팔아치웠다. 이에 두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은 12.29%에서 11.08%로, 8.54%에서 7.08%로 줄었다.
국민연금의 러브콜 덕분에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의 주가는 3분기 동안 4.49%, 8.64% 올랐다. 반면 코스맥스와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주가는 24.97%, 30.58% 급락했다.
외국인의 투자도 국민연금과 엇비슷했다. 올 3분기 외국인들은 한국콜마 661억 2800만 원, 코스메카코리아 19억 5600만 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코스맥스에 대해서는 300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차이점은 국민연금이 판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사들였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의 엇갈린 투자는 실적에 근거한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자외선 차단 제품 인기와 계열사의 호실적으로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227억 원, 57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년 대비 20.58%, 84.19% 증가한 수치다. 코스맥스는 매출 5287억 원, 영업이익 431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5.36%, 29.43%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스맥스도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한국콜마 대비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은 모습이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중국 시장 수요 부진이 길어지며 시장 전망치가 낮아진 가운데 이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한국콜마는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매출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등 (시장의 기대를)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각 회사들의 주력 제품이 다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는 수익성이 높은 선케어와 기초 화장품에, 코스맥스와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색조 화장품에 특화돼 있다. 여기에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는 최근 K뷰티의 글로벌 흥행을 이끌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4분기 블랙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미국의 쇼핑 시즌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러한 흐름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제품 가운데 마진율은 선케어,기초, 색조 순으로 높다”며 “한국콜마는 현재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에서 활약하는 인디 뷰티 브랜드 제품 생산을 상당 부분 담당하고 있고, 코스메카코리아는 미국 법인 이익 기여도가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3분기 말부터 4분기까지 매출이 집중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