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주가가 10일 결국 6만 원이 붕괴됐다. 이달 5거래일 중 벌써 네 번이나 52주 신저가를 갈아 치울 만큼 살얼음판이다. 엔비디아향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납품이 계속 지연되는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최근 반도체 업황이 하락기에 들어섰다는 보고서를 다시 한 번 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2.32%) 내린 5만 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외국인투자가는 이날 삼성전자의 주식을 3236억 원어치 매도했다. 2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팔아치웠는데 총순매도 규모는 10조 3067억 원에 이른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최장 매도 기록은 2022년 24거래일이다. 이제 단 2거래일만 남은 셈이다.
HBM3E 납품 지연, 반도체 업황 둔화 등 복합적 이유가 주가 약세를 이끌었다. 당초 지난달 엔비디아향 HBM3E 납품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마저도 지연되면서 HBM 시장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에 밀리고 있고 레거시 메모리에서는 중국의 추격으로 D램 가격 약세가 현실화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진은 심각하다. 4분기에 실적이 반전할 가능성이 미약하다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이 때문일까. 메모리반도체의 겨울을 지적했던 모건스탠리가 또 반도체 업황이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보고서를 냈다. 모건스탠리는 HBM만으로는 메모리 수요 회복이 어렵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이 선제적으로 감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KB증권은 이날 기존 9만 5000원에서 8만 원으로, NH투자증권은 9만 2000원에서 9만 원, 유진투자증권은 9만 1000원에서 8만 2000원, 현대차증권은 10만 4000원에서 8만 6000원으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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