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MBK파트너스를 겨냥해 “배당을 크게 늘려 엄청난 현금을 빼가려 하고 있다”고 19일 비판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1조 4905억 원을 NH투자증권으로부터 빌렸다. 만기 9개월의 연 이자율이 5.7%로 책정됐다. 고려아연 측은 “납부해야 할 이자비용이 무려 640억 원 수준”이라며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자청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지난해보다 배당 규모를 무려 60% 가까이 높여 절반에 육박하는 지분을 무기로 엄청난 현금을 빼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MBK파트너스가 주주가치 회복이라는 명목으로 배당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인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라는 얘기다.
지나친 배당 확대는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고려아연의 우려다. 고려아연 측은 “(배당 확대는) 국가전략산업인 2차전지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자원순환 등 고려아연의 신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을 위한 재원을 고스란히 빼내겠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해당 사업들이 좌초가 불을 보듯 뻔하고 해당 사업부문에 일하고 있는 고려아연의 수많은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MBK파트너스가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공수표를 날리고 있지만 홈플러스를 비롯해 ING생명 등 과거 적대적M&A 등을 통해 인수한 수많은 기업에서 사업축소와 자산매각, 사업분할매각 통해 수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면서 “우량자산 매각을 넘어 홈플러스 분할 매각에 따른 노조와의 갈등과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이날 다시 MBK파트너스가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가 운영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 대부분은 상당수가 중국계 기업과 자본이 포함돼 있다”면서 “중국자본으로 무장한 MBK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성공할 경우 순수 우리 자본과 기술로 세계1위에 오른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이 역으로 중국 배제를 핵심으로 하는 우방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피해자가 될 우려도 크다. 특히 고려아연의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인 2차 전지 분야의 경우 탈중국 글로벌공급망 구축의 핵심적인 위치에서 이탈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고려아연이 투입한 수많은 투자금 역시 허공으로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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