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줄이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높아진 연체율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연체 부담이 큰 중금리 대출이 확대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가 올 4월 신규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 중 금리가 연 7% 이상인 중금리 대출 비중은 평균 15.93%로 1년 전 32.60%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이 정도 수준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중금리 대출 평균 비중인 13.04%와도 차이가 크지 않다.
인터넷은행들이 연체율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선 영향이다. 실제 올 1분기 인터넷은행 연체율은 0.74%를 기록했다. 시중은행(0.30%)은 물론 지방은행(0.69%)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역시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며 “여신 안전성을 고려한 결과”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인터넷은행들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 신용대출은 늘렸다. 인터넷은행 3사가 올 4월 신규 취급한 일반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24.6점으로 1년 전(903.3점)보다 21점이나 올랐다.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들이 인터넷은행에서 대출받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다만 포용 금융 기준에서는 벗어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점수 하위 50%인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연 4~14%대의 금리로 신용 공급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며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권고치인 30% 역시 잘 맞춰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은행권의 중금리 대출 비중이 확대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고금리와 내수 경기 침체에 연체율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황용식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내주는 것은 그만큼 큰 리스크가 동반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고금리 여파로 연체율이 오르니 은행으로서는 대출 관리 및 심사를 철저하게 할 수밖에 없다”며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차주들의 대출 문턱이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