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높은 농산물 가격이 물가 하락 속도를 늦춰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고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한은은 27일 펴낸 ‘최근 한국·미국·유로 지역의 디스인플레이션 흐름 평가’ 보고서에서 “주요국과 달리 한국은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8~10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는 농산물 가격의 급등이 크게 작용했다”며 “우리나라의 높은 농산물 가격 수준과 누적된 비용 압력 등은 물가 둔화 흐름을 더디게 하고 통화 긴축 기조 전환 시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10월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1.4%포인트인데 상승분의 33%가 농산물이다.
한은은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면 한국의 금리 인하는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봤다. 중동발(發) 지정학적 위기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를 웃도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정부는 다음 달 중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찌그러져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 800톤과 배 110톤을 하나로마트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 4곳에 풀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지만 사과만 해도 햇사과가 나오는 7월까지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는 “상품성이 낮은 ‘못난이 사과’의 경우 통상 전체 생산량의 10% 정도인데 올해는 작황이 나빠 35~40%까지 늘었다”며 “정상 상품보다 20~30%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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