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력한 반도체 제재에 반사 이익을 입은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분기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기술 확보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극자외선(EUV) 등 노광 분야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반도체 식각 공정용 장비 회사인 AMEC은 지난 3분기 동안 매출 15억 1500만 위안(약 2722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4%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억 8400만 위안(약 5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6%로 늘었다. 반도체 장비 회사인 나우라테크놀로지도 약진하고 있다. 3분기 매출은 61억 6200만 위안(약 1조 110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4.88% 증가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핵심 공정인 증착은 물론 식각, 세정 공정용 장비를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회사다.
업계는 중국 장비 회사들의 실적 상승을 미국의 제재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본다. 실제 중국은 장비 수입 경로가 막힌 상황에서도 반도체 투자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중국 장비 업체들은 현지 낸드 대표 회사인 YMTC, D램 제조사 CXMT, 파운드리 1위 SMIC 등 중국 대표 칩 제조 회사에 장비 영업을 속개하면서 기술 협력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제조사 생산라인 한편에는 다수 중국 장비로 꾸려진 라인을 가동하는 등 장비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노광 장비의 내재화도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중국 화웨이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EUV 노광 기술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화웨이는 물론 중국 명문 칭화대 연구소, 중국과학기술원 등 각지에서 EUV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노광 장비 업체 상하이마이크로전자(SMEE)는 28㎚급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를 올해 말에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반도체 전문가 장훙은 현지 언론을 통해 “SMEE의 장비 내재화는 중국 반도체 업계의 큰 돌파구로 범용으로 사용됐던 노광 장비 성능을 충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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