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설계 분야 ‘전설’ 짐 켈러가 이끄는 텐스토렌트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생산한다. 지난 8월 미국 AI 칩 분야 스타트업인 그로크의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이어 글로벌 AI 반도체 유망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텐스토렌트는 4㎚(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기반의 차세대 AI 칩렛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칩 위탁생산)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텐스토렌트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AI 반도체 개발 스타트업으로 시장 가치가 10억 달러(1조 3000억원)다.
칩렛은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반도체를 마치 하나의 칩처럼 움직이도록 패키징하는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은 극자외선(EUV)을 활용한 4나노 공정은 물론 AI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결합하는 칩렛 서비스를 텐스토렌트에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텐스토렌트 측은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AI 반도체가 밀리와트(저전력)에서 메가와트(대규모 전력)까지 전력 공급이 가능하게 설계돼 정보기술(IT) 기기부터 데이터 센터까지 다양한 응용처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짐 켈러 CEO는 "우리는 고성능 컴퓨팅 솔루션을 개발해 글로벌 고객사에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같은 훌륭한 파트너와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키스 위텍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반도체 기술 발전을 위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노력은 새롭게 떠오르는 반도체 설계 방식인 리스크 파이브(RISC-V)와 AI 분야 혁신을 추진하는 우리의 방향과 일치한다"며 "삼성전자는 텐스토렌트 AI 칩렛 출시를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고 추켜세웠다.
삼성전자는 텐스토렌트와의 협력 외에도 전도유망한 글로벌 AI 반도체 스타트업과 협력으로 미래 파운드리 리더십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들이 창업한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그로크가 차세대 AI 칩 생산인 4나노 AI 가속기 반도체 칩을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마르코 치사리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 사업 담당은 "우리는 최고의 반도체 기술을 고객에 제공하기 위해 미국에서 계속 확장 중"이라며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생산 기술은 텐스토렌트의 데이터 센터와 오토모티브(전장) 솔루션 혁신을 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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