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갤러리아(452260) 전략본부장이 자사주를 또 샀다. 올해만 벌써 13번째다. 한화그룹 내 유통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상황에서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는 한편 햄버거 사업 '파이브가이즈'로 대표되는 신사업을 통한 실적 개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화갤러리아 주가는 52주 신저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28일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자사주 4만 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매수 규모는 약 4764만 원으로 취득 단가는 주당 1191원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김 본부장의 총 보유 주식 수는 63만3860주, 지분율은 0.32%로 늘었다.
김 본부장은 올해에만 벌써 13번째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4월 12일 5만 주를 시작으로 5월 5차례, 6월 4차례, 7월 3차례 자사주를 샀다. 지금까지 취득 평균 단가는 1594원이고 총 매수액은 10억 2569만9520원이다. 1번 매입할 때 평균 4만8000주를 평균 7880만 원씩 들여 사고 있다. 계속되는 지분 매입으로 김 본부장은 한화그룹 내 공익 재단인 북일학원을 제치고 한화갤러리아 3대 주주에 올라선 바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대주주 (주)한화(24.92%), 한화솔루션(0.37%), 김동선(0.32%), 북일학원(0.15%) 순이다.
김 본부장이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늘리는 배경에는 책임경영이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3월 한화솔루션으로부터 인적 분할되면서 독자 운영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한화그룹의 3세 승계 절차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3남이 그룹 내 계열사 큰 줄기를 하나씩 맡고 있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에너지 계열사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계열사를 경영 중이다. 막내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3월 한화갤러리아의 분할 이후 호텔과 유통 계열사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화갤러리아는 김 본부장이 전면에 나선 이후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이달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신사업에 나선 것이다. 김 본부장이 브랜드 계약 체결부터 국내 도입까지 전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햄버거 단품 가격이 9900~1만7400원으로 프리미엄 버거 중 가장 높은 편이지만 서울 신논현역 인근 강남대로에 문을 연 파이브가이즈 1호점은 첫주 총 1만 5000개를 판매하며 판매량 기준 글로벌 4위 매장에 이름을 올렸다. 기세를 몰아 2호점도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10월 열 계획이다. 향후 5년간 15개 이상 매장을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한화갤러리아는 주력 사업인 백화점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역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영업본부 내 프리미엄 전략 TF를 구성, 신사업 전략을 구체화 중인데 와인 사업, 부동산 개발 등 프리미엄 전략을 마련 중으로 전해졌다.
김동선 본부장은 형제들에 비해 경영 전면에 뒤늦게 나섰다. 형제들이 다 같이 보유하고 있는 (주)한화나 한화에너지 외 계열사 주식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지분율 계속해서 늘리면서 향후 보유 중인 한화나 한화에너지 지분을 활용, 한화갤러리아 지배권을 확대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김 본부장의 의지와 달리 한화갤러리아 주가는 52주 신저가 수준을 기록 중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솔루션으로부터 인적분할해 코스피에 3월 31일 재생장했다. 재상장 당일 종가는 2130원이었다. 이달 28일 종가는 1262원이다. 4개월 동안 40.7%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6.32% 상승했다.
한화갤러리아뿐 아니라 최근 유통업체들의 주가는 신통찮다. 경기 둔화로 내수 시장이 생각보다 더 움츠리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마트는 3월 말 이후 27.8% 하락했다. 롯데쇼핑은 15.3% 빠졌다. 다만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조사에서 민간소비는 전달보다 1% 늘며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등 반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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