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업개발전문회사(BDC)에 기업벤처캐피털(CVC)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결합한 산업혁신전문회사를 한국에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에서 제시됐다. 빅테크 등 미국의 대기업이 일찌감치 ‘기업벤처링’을 성장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하자는 취지다.
한국경영학회(회장 김재구, 명지대 교수)는 지난 16일 ‘대한민국 대혁신’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차기 회장(인하대 교수)을 좌장으로 임상훈 경영교육혁신위원장(한양대 교수), 최정일 산학협력위원장(숭실대 교수), 정연승 신산업혁신위원장(단국대 교수), 양희동 디지털경영위원장(이화여대 교수), 김재구 한국경영학회 회장 등은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김재구 한국경영학회 회장은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사회 전반의 지표가 1998년 IMF 구제금융,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보다 더욱 심각한 상태로 진단, ‘대한민국 대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K-혁신성장 추진본부’의 발족을 제안하고 5대 핵심의제를 제시했다.
한국경영학회가 제시한 5대 핵심의제는 ▲글로컬 신산업생태계 조성을 통한 산업구조 및 일자리 대전환 ▲지역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한 지방시대 실현 ▲기업가정신 대부흥을 통한 사회문화 변혁 ▲창의·혁신·글로컬 인재생태계 조성을 위한 교육 대개혁 ▲정부경영혁신 등이다.
김재구 회장은 “기업가정신 대부흥은 마인드셋이나 태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역동적이고 지속가능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사회경제 체제의 변화까지 수반되는 전방위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민간과 정부 차원의 대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기업가정신 잠재력 증진 및 기업가정신 활동성 제고 ▲기업생태계 역동성 제고 ▲시장 환경 개선 ▲제도·기반 환경 개선 관련 민간 사업 7종 ▲정부 정책 12종의 안건 등을 제안했다.
특히 미국의 사업개발전문회사(BDC)+기업벤처캐피털(CVC)+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가 결합되는 ‘산업혁신전문회사’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산업박사후과정 및 랩벤처 제도 도입, 회사법제 선진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 안 등 기업가정신 부흥과 민간주도 혁신성장 위한 구체적 실현방안을 제시하며 산업현장 관계자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경영학회에 따르면 미국이 역동적인 기업생태계를 구축한 배경에는 BDC와 CVC의 기여가 컸다. BDC는 1980년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개발 목적에서 제정된 제도로 폐쇄형 펀드와 유사하다. CVC와 다르게 개인투자자에게도 개방하며 모기업 산업 포트폴리오와 무관하게 광범위한 투자 및 사업 개발이 가능하다. 현재 상장된 BDC는 48개다. 실제 존슨앤존슨 등이 속한 바이오메디컬 산업은 산업혁신전문회사가 필수적인 전략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GE, NRG 에너지 등이 참여하고 있는 에너지 테크놀로지 벤처스는 연합 산업혁신전문회사로 북미, 유럽 등 전세계에서 에너지 혁신 엑셀러레이팅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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