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튜이티브서지컬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최소 침습 수술 로봇 ‘다빈치’를 앞세워 수술용 로봇의 대명사가 된 기업이다. 지속적인 제품 개량과 포트폴리오 확대로 업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과거 유사 수술 로봇 개발에 따른 경쟁 우려가 있었으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쟁사들의 제품 개발 일정이 대거 미뤄져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팬데믹 기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의료 시스템은 난관을 마주쳤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봉쇄 조치로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사람들의 병원 방문이 줄었고 수술 지연도 이어졌다. 다빈치 시스템을 활용한 로봇 수술도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엔데믹 국면에 돌입하면서 수술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 수술 전 단계인 의사 진단이 꾸준히 늘고 있고 인튜이티브서지컬도 올해 수술 횟수 증가율을 기존 12~16%에서 18~21%로 높여 잡았다. 다른 수술적 접근 방법과 비교하더라도 로봇 수술에 대한 수요 역시 견고하다.
아울러 팬데믹 기간 번아웃을 포함한 다양한 이유로 의료진의 이탈이 늘었다. 이를 채우기 위한 노동 비용 증가는 의료 시설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으며 그 영향이 감소하고는 있지만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당연히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수술 로봇은 의료진 피로도를 낮추면서 의료 노동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단순히 고가의 수술용 로봇을 판매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일정 수술 횟수에 사용될 경우 교체가 필요한 부품 및 액세서리 판매를 통해서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제품 유지 보수를 위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실제 수술용 로봇 시스템 매출 비중은 약 30%인데 부품 및 액세서리 매출 비중은 60%에 달한다.
대당 가격이 19억 원으로 고가인 만큼 병원 등의 부담을 덜기 위해 운용 리스 정책을 채택했으며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로봇 시스템 매출을 제외한 다른 사업은 반복적으로 매출이 발생한다. 반복 매출 증가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수술 로봇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반으로 의료 시설 예산 변동에 따른 실적 영향을 줄여줄 수 있다.
해외 수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리오프닝이 늦게 이뤄져 아직도 의료 수요가 회복되는 추세다. 인도 등 신흥 시장의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인도 출하량은 12대로 가장 많았고 수술도 전년 대비 55% 성장했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단일공 수술 로봇인 SP(Single Port)와 폐 생검 로봇인 이온(Ion)이 있다. SP는 최근 미국에서 전립선 관련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으며 침투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온도 유럽 통합안전인증(CE) 획득에 따른 판매 확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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