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등 이번 주가조작 연관 기업의 오너를 조사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엄정 대응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인 조사 내용을 언급할 수는 없다고 했지만 사실상 금융 및 수사 당국 차원의 조사 및 검사 방침을 밝힌 것이다.
28일 이 원장은 미래에셋증권 센터원빌딩에서 열린 퇴직연금 서비스 혁신을 위한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지위 고하, 재산 유무, 사회적 위치 등과 무관하게 법과 원칙의 일관된 기준으로 신속·엄정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가스(017390), 삼천리(004690), 다우데이타(032190) 등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8개 종목의 하한가 사태 후 관련 기업 오너의 조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날 관심은 김 회장에 대한 조사 및 수사 여부에 몰렸다. 김익래 회장은 주가 폭락이 시작되기 2거래일 전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 주를 처분했다. 다우키움그룹은 다우데이타→다우기술(023590)→키움증권(039490)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데, 매물이 출회된 SG증권과 차액결제거래(CFD) 계약을 체결한 국내 증권사 중 한곳이 키움증권이다. 이를 두고 다우키움그룹이 이번 주가조작 사태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 원장은 김 회장에 대한 조사 또는 수사가 진행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개별 조사·수사 건에 대해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긴 조심스럽다”며 “언론이나 투자자들이 합리적 의심을 갖고 문제제기하는 부분에 대해선 흘려듣지 않겠다”고 답해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겠다는 뜻을 에둘러 전했다.
주가조작 의심 종목의 잇단 하한가 현상이 발생했는데도 금융 당국이 뒤늦게 대처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원장은 “겸허히 듣고 고칠 부분은 고치겠지만, 그 건이 발생한 직후 금융위원회나 금감원이 시장에 여러 경고 메시지를 낸다거나 검찰과 협조해 신속히 출국금지 조치를 했던 점 등도 같이 봐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추가적인 피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차액결제거래(CFD) 신규 고객 유치는 당분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전문투자자 제도란 것은 시장에 대한 이해나 리스크 분석이 가능한 것을 전제로 설계됐지만 과도한 마케팅과 인센티브 등 과당 경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며 “당국이 관리·통제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개별 증권사들이 자제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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