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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車 제네시스·SUV '원투펀치'로…매달 1.2조 벌었다

■현대차 1분기 영업익 사상최대

제네시스·SUV가 판매 58% 차지

美선 인센티브 낮춰 수익성 높여

매출원가율 개선하고 환율 우호적

"전기차 사업서도 이미 수익 거둬"





현대자동차가 25일 발표한 1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 받았다. 3조 5927억 원이라는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3%나 늘었다. 증권가의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인 2조 9117억 원보다 20% 이상 높다. 현대차(005380)의 기록적인 실적은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확대, 수익성을 방점에 찍은 제 값 받기 정책, 철저한 원가 관리 전략 등 세 가지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며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을 지난해 대비 13% 늘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비싼 차종’의 판매 확대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현대차의 1분기 전체 판매에서 제네시스와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57.8%다. 올해 들어 팔린 차 10대 중 6대를 차지한 셈이다. 2년 전인 2021년까지만 해도 이 비중은 48%에 머물렀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아니지만 고수익 세단으로 분류되는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가 국내에서 본격 판매된 점 역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차를 제 가격에 판매하며 수익성을 지켜낼 수 있었다. 1분기에 현대차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지급한 인센티브는 대당 963달러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의 평균 인센티브 비용이 1250달러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인센티브를 높이면 딜러가 소비자에 차를 저렴하게 팔 수 있어 판매량을 늘릴 수 있지만 회사의 이익은 줄어든다. 현대차가 가격을 할인하지 않고도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그만큼 경쟁사와 비교해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차는 전기차 사업에서도 이미 수익을 거두고 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전기차에서 현재 수익이 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부문의 마진 10%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제조사와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지만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우수하다고 생각한다”며 “세계에서 상을 휩쓸고 있고 소비자들도 강점을 보고 현대차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매출 원가율 개선도 수익성 증가에 기여했다. 올해 들어서도 각종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현대차의 1분기 매출 원가율은 79.6%로 지난해(80.9%)보다 되레 낮아졌다. 현대차가 원재료와 부품을 안정적인 가격에 조달하는 관리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여기에 우호적인 환율도 수익성 개선에 한몫 했다.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한 1276원을 기록했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에 원·달러 환율 상승은 호재다. 우호적인 환율 환경에서 해외에서 수익성이 좋은 고가 차량의 판매가 늘면서 환차익도 덩달아 증가했다.

현대차는 가동률 개선에 따른 생산 확대와 계절적인 성수기 진입으로 향후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등 지정학적인 영향,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 등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2분기까지는 실적이 좋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현 시점에서 연간 전망치를 수정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며 “이자율 상승이 멈췄다고 보기 힘들고 하반기의 경기 침체 전망도 사라지지 않아 하반기 실적은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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