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가 일본 전기차 시장을 두고 선점 경쟁에 나섰다. 아직 판매량은 적지만 전동화 전환이 늦은 일본에서 전기차 메이커로의 입지를 선제적으로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16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비야디의 올 1분기 일본 내 판매량은 252대를 기록했다. 현대차(162대)보다 같은 기간 판매량으로 소폭 앞섰다.
공격적인 비야디…2025년까지 일본 대리점 100곳 설립
비야디는 올해부터 일본에 진출하며 중형 SUV ‘아토 3’ 등 전기차를 팔기 시작했다. 올해 전기 신차 2종을 출시하고 전시장을 20개 이상 열기로 했다. 또한 오는 2025년까지 일본에 100곳 이상 대리점을 보유하겠다는 목표다. 비야디는 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테슬라를 제친 비야디가 아시아 중심의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다”면서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곳곳에서 현대차와 전기차 선점 경쟁을 본격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연내 코나 일렉투입 일본 투입
현대차는 지난해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앞세워 일본에 재진출했다. 온라인으로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를 판매하며 도쿄·나고야·후쿠오카·교토 등 주요 도시에 오프라인 거점도 확대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안에 코나 일렉트릭도 일본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달 국내에서 먼저 출시된 2세대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은 기존 코나의 디자인을 이어받으면서도 더욱 강인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핵심 기능인 무선(OTA)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안전 편의 사양도 탑재했다.
일본 전기차 판매량, 한국 절반에도 못 미쳐
양사가 특히 일본 시장에 공 들이는 것은 현지의 전기차 전환이 상대적으로 뒤처졌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전체 신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전기차 판매 대수는 총 5만9000대로 한국(16만대)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위주의 차종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비야디가 일본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지 전기차 시장이 경차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 환경이 복잡하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본에선 경차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도 최근 전기차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면서 “현대차가 현지에서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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