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에 미국 지역 은행의 손실이 가시화되면서 은행주가 급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 전망에 은행주의 손실 우려까지 겹치며 상승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9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43.54포인트(-1.66%) 하락한 3만2254.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73.69포인트(-1.85%) 내린 3918.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37.65포인트(-2.05%) 내린 1만1338.35에 장을 마감했따.
출발은 상승세로 시작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3월 4일로 끝난 주간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 19만건보다 2만1000건 늘어난 21만1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의 주간 평균 신청건수(21만8000건)보다 여전히 적은 수준이지만 19만6000건이었던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예기치 않게 직장을 그만두게 된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실업수당 청구가 많을 수록 인력난이 해소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초반 상승 분위기는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지주사인 SVB파이낸셜그룹이 18억 달러의 손실을 안고 보유 자산을 매각했다는 소식에 바뀌었다. SVB는 이날 예금 감소에 따라 대차대조표 관리를 취해 보유하고 있는 처분 가능 증권 중 210억 달러를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채권 금리 상승의 여파로 18억 달러의 매매 차손이 발생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SVB의 주가는 60.4% 급락했다.
이 여파로 주요 증시의 은행주가 하락했다. 나스닥의 은행주 지수인 KBW 나스닥은행지수는 이날 7.1% 하락해 2020년 6월26일 이후 최악의 날을 기록했다. S&P의 은행주ETF도 7.3% 하락했다. 개별 은행으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6.2%가 하락하고, JP모건(-5.4%)과 웰스파고(-6.18%)도 큰 폭으로 내렸다. 이밖에 우버는 고전하고 있는 화물 비즈니스를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날 보도된 이후 이날 4.97% 하락했다.
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6bp(1bp=0.01%포인트) 하락한 3.917%를 기록했다. 2년물 국채 수익률도 13bp 하락하면서 4.935%를 기록해 5% 아래로 다시 내려왔다.
디지털 자산 업계의 주요 은행이던 실버게이트의 청산 소식에 주요 암호화폐는 급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만246달러에 거래돼 24시간 전 대비 8.2% 하락했으며 이더도 8.2% 하락한 1428달러에 거래 되고 있다.라이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는 각각 9.3%, 9.6% 하락 거래 중이다.
실버게이트는 핵심 고객이었던 FTX가 지난해 11월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지난해 4분기 10억 달러의 순손실을 입었다. 이후 코인베이스와 크립토닷컴, 제미니 등 주요 고객사들도 거래를 중단하면서 실버게이트는 결국 자발적인 청산을 결정했다. 실버게이트는 이날 42% 급락했다.
뉴욕유가는 연준의 긴축 우려가 지속되며 3일 째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94센트(1.23%) 하락한 배럴당 75.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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