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단순한 이용자의 심심풀이나 이벤트용으로만 사용되길 바라지 않는다. 두나무는 누구나 자유롭게 경제적 활동이 가능한 가상공간으로 세컨블록을 설계하고 있다.”
김수연(사진) 두나무 메타버스실 총괄 실장은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각자의 관심사가 곧 경제 활동으로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며 세컨블록의 청사진을 이 같이 밝혔다. 20여 년간 카카오 등 IT업계를 두루 거친 김 실장은 현재 두나무의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을 총괄하고 있다.
김 실장은 메타버스가 곧 ‘오프라인의 대체재’는 아니라는 점에서 메타버스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많아졌지만 그렇다고 오프라인만이 갖는 강점을 온라인이 완벽하게 대체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메타버스는 오프라인에서 불가능한, 시공간 제약을 뛰어 넘어 생전 한 번도 못 만났을 사람들을 만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두가 제약 없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만큼 세컨블록이 역점을 둔 기술도 ‘대규모 연결’이다. 기존의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 달리 세컨블록은 그래픽을 3D가 아닌 2D로 단순화한 대신 수만 명 이상이 동시에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을 장착했다.
김 실장은 “3D 기반 플랫폼에선 동시에 40~70명이 접속할 수 있다면 세컨블록은 최대 6만 명 동시 접속을 고려하고 있다”며 “또, 웹으로만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소통이 가능하도록 앱 버전도 완성 중”이라고 밝혔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서 각자가 자신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그 과정에서 능동적인 자기PR이 가능하게끔 만들겠단 구상이다.
김 실장은 “예를 들어 이용자 A씨는 자기 블록(데이터 저장 공간)에 특정 정보를 저장함으로써 취향을 드러낼 수 있다”며 “취향 기반으로 커뮤니티가 구성되면 또 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경제 활동이 가능해지게 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은 그룹 채팅, 일대일, 온디맨드(on demand·수요에 맞추는) 방식 등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 현실 세계가 제1의 활동 공간이라면 메타버스 플랫폼은 제2의 공간이 되는 셈이다.
한편 세컨블록은 지난해 베타 버전을 오픈한 데 이어 올해 5월 말 소프트 론칭을 진행했다. 지난달 말 기준 세컨블록의 누적 가입자 수는 6만 5000여 명이다. 다만 정식 버전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관련해 김 실장은 “올해 초와 하반기 산림청과 함께 세컨블록에서 진행된 나무 심기 및 가꾸기 이벤트 등이 보여주듯 세컨블록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는 툴임은 증명한 것 같다”며 “다만 확실한 무언가를 정식으로 보여주지는 못한 만큼 내년에는 세컨블록을 통해 더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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