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2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다. 밸류에이션을 감안한 주가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이다. 상해 공장 셧다운 등의 악재에도 테슬라는 2분기에 전년 대비 27% 증가한 25만 5000대의 차량을 인도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차량 판매 가격 상승과 생산량 증가, 주식 보상 비용 감소에 따른 결과다. 테슬라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한 169억 달러(약 22조 460억 원)로 시장 예상치를 4.2% 웃돌았으며, 주당순이익은 57% 증가한 2.27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31% 넘어섰다.
인플레이션 영향은 상당했다. 차량 가격을 전년 대비 25~30% 인상했음에도 매출총이익률은 전년동기 대비 0.5%포인트 감소한 27.9%를 기록했다. 높은 원자재 및 상품 가격, 상해 셧다운으로 발생한 유닛당 고정 비용 증가, 환 손실, 암호화폐 손실 등은 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잉여현금흐름은 0.3% 증가한 6억 2000만 달러가 나왔으며, 2022년에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테슬라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암호화폐의 75%에 해당하는 9억 3600만 달러 규모를 매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급망도 생각보다 심각하진 않았다. 2분기 총 생산량은 25만 9000대로 전년동기 대비 25% 증가했으며, 이 중 25만 5000대를 인도했다. 주력 모델인 모델 3/Y 인도량은 전체의 94%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베를린과 오스틴 공장 생산량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기가팩토리 베를린은 주당 1000대 이상의 자동차 생산량을 달성했으며, 오스틴 공장에서는 테슬라의 4680 배터리와 구조용 배터리 팩이 처음으로 장착된 차량이 미국 고객에게 판매됐다.
테슬라의 이익 성장성을 반영한 주가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는 판단이다. 테슬라의 연초 이후 주가 수익률은 -24.83%로 전기차 산업이나 시장 대비 저조하다.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이전 고점 32배(2021년 10월)에서 14배로 하락한 반면, 12개월 선행 주가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9%로 시장보다 높고 2018년 이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자본 대비 주가는 하락한 반면, 자본 대비 이익 수준은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3년 주당순이익(EPS) 연평균성장률 예상치 44%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51.4배를 반영한 PEG 배수는 테슬라가 1.2배로 전기차 산업 1.4배, 시장 평균 1.7배 (S&P 500)보다 낮은 점도 이익 성장성을 반영한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이다.
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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