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의 설정액이 지난 2018년 3월 이후 3년 4개월(40개월) 만에 처음으로 넉 달째 증가했다. 증시 불안이 커지면서 간접 상품인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27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가 4개월 연달아 증가했다. 이날 기준으로 설정액이 5,425억 원 늘었다. 7월에 752억 원이 증가한 후 8월(3,438억 원)과 9월(2,553억 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3개월 동안 액티브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도 4,200억 원 가까이 확대됐다.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운용해 수익률을 높여주는 간접·분산투자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5일 3,000선 밑으로 떨어진 코스피는 여전히 3,000선에서 횡보하고 코스닥지수도 1일 ‘천스닥’이 깨진 후 9거래일째 1,000포인트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신산업 관련 개별 종목을 일일이 분석하기 쉽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이 꾸준한 수익률을 보이며 신뢰도가 일정 수준 쌓인 펀드매니저에게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같은 흐름은 증권사가 자산 포트폴리오의 구성과 운용, 투자 자문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 자산은 8월 말 기준으로 150조 9,721억 원에 달한다. 1년 만에 22.06%나 급증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최근 지수보다 종목 선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별 종목에 대한 직접투자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자산 운용을 일임하는 상품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며 “증시가 추가 조정을 받을 경우 일임형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세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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