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정보 제출 요구와 현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팹 투자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6일 김 부회장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6회 전자IT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미국 반도체 정보 요구를 묻는 기자들에게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서 차분히 잘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9월 미국 정부는 제3차 반도체 화상회의를 통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 등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에 제조·재고·주문·판매와 고객사 관련 정보를 다음 달 8일까지 자발적으로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김 부회장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삼성전자 경영진이 2주 남짓한 제출 기한을 남겨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미국 현지 제2 파운드리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이 많아서 아직까지 보고 있고 가능한 한 빨리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걸 저희도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5월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운영 중인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지근거리에 있는 테일러시 일대가 유력한 신규 팹 부지로 떠오르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테일러 시 외 5개 미국 지역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신규 파운드리 부지를 결정하기 위해 이달 말이나 11월께 미국으로 출국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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