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캠프의 복지국가비전위원장을 맡은 이상이 교수가 15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무차별적이고 획일주의적인 기본소득 공약은 민주당 강령이 정하고 있는 보편적 복지국가의 길을 가로막는 것”이라며 “잘못된 공약이라면 조속히 내려놓는 것도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합당한 용기”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기본소득 공약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로 근거 없이 위험한 도박을 벌이는 정치적 포퓰리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4일 MBC 100분 토론이 주관한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 기본소득 재원 대책을 묻는 이 전 대표의 질문에 이 지사는 동문서답에 가까운 답변만 내놨다”며 “이 전 대표 질문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기본소득의 도입으로 보편적 복지국가로의 발전이 가로막힐 것을 우려하는 다수의 국민과 전문가의 우려에 관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지구상의 어떤 의미있는 정치세력도 기본소득 노선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집권 첫 재정 자연증가분과 낭비 예산 정비로 20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이 지사의 구상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정 증가분은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보편적 복지국가로 나가는 과정에서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도록 예정된 재원이기 때문”이라며 “보편적 복지국가로의 발전을 포기하는 것과 맞바꾼 ‘푼돈 기본소득’임을 명확히 밝히고 당원과 국민의 동의를 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기본소득 확대를 위해 국토보유세와 탄소세를 신설하겠다는 이 지사의 방침에 대해서도 “앞으로 늘어날 복지 수요를 감당하려면 국세 수입이 늘어야 한다”며 “(이 지사의 주장은) 기본소득 도입을 위해 복지국가의 길을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의 복지국가로 가려면 국내총생산(GDP)의 조세부담률이 4.8%포인트(약 92조원) 늘어야 한다”며 “향후 5년 이내에 그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중 절반을 사회서비스 등으로 지출한다고 하면 가용 재원은 많아야 연간 50조원 수준”이라며 “이 돈을 전부 푼돈 수준의 기본소득으로 지출하자는 데 정치사회적 동의가 모아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 재원들을 효율성이 높은 국민기초생활보장, 국민취업지원 ,전 국민 고용보험, 근로장려세제(EITC)확대, 각종 사회 수당에 지출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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