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유럽산 석화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역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유럽 업체들이 남는 물량을 저가로 밀어내고 있다는 업계의 주장을 수용한 결과다. 무역위원회가 유럽 국가 기업을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벌이는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이다.
산업부 무역위는 6일 독일·프랑스·노르웨이·스웨덴산 폴리염화비닐(PVC) 페이스트 수지에 대한 덤핑사실 및 국내산업피해 유무 조사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관보에 게재했다. 본조사가 마무리되는 데는 6~10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초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잠정 반덤핑 관세율이 결정되는 예비조사 결과는 이르면 연내 확정될 수도 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16일 “독일·프랑스·노르웨이·스웨덴이 유휴 생산능력 확대로 발생한 잉여 물량을 저가로 수출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저가 수입물량의 급증은 국내 시장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국내 생산자의 시장점유율 하락 및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다”며 반덤핑조사를 신청했다.
폴리염화비닐(PVC) 페이스트 수지는 PVC에 가소제를 첨가해 부드러운 페이스트 형태로 가공한 제품을 의미한다. 가공이 용이해 벽지나 바닥재, 차량 내장재, 인조가죽, 장갑 등 다양한 제품 가공에 사용된다.
한화솔루션이 지목한 덤핑 사업자는 독일의 비놀릿·베스톨릿, 프랑스 켐원,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이노빈 등 4개사다. 한화솔루션이 파악한 덤핑률은 32.42~45.92%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PVC 페이스트 수지 수입액 3415만 달러(474억 6000만 원) 중 독일·프랑스·노르웨이·스웨덴이 차지하는 비중은 26.2%(893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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