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신연락선이 복구되고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개성공단 재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데 적극적으로 환영합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모인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이재철(사진) 회장은 1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남북연락선 복원에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현실적인 피해 보상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 중 이미 4명의 대표자가 사망했고, 5곳은 폐업, 20곳은 사실상 폐업 상황"이라며 "생존이 걸린 만큼 국·내외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개성공단 재개를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실제, 협회는 최근 미국에서 로비스트를 고용해 국제사회에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2016년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내려진 후, 입주 기업들의 계속된 청원 활동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도 별다른 진척이 없자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직접 설득을 추진한 것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달 초부터 ‘필스버리 윈트롭 쇼 피트먼(Pillsbury Winthrop Shaw Pittman LLP)’이라는 대형 로펌과 접촉해 계약을 맺고 내년 5월까지 합법적인 로비 활동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만 기댈 수 없어 개성공단에 대한 이해가 있는 로펌을 찾아 사실상 도움을 받게 됐다"며 "단계적으로 개성공단 기업들이 대형 로펌의 주선아래 미국 입법부와 행정부 요인을 만나 적극적인 청원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기업 생존을 위한 신속한 지원과 보상이 개성공단 재개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 회장은 "개성 공단이 열려도 입주 기업이 이미 폐업해 사라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2016년 일방적인 폐쇄 조치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5년째 장기간 정식 심리조차 열리지 않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자세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 피해액을 7,861억 원으로 산정하고 지난해까지 5,833억 원을 지원했지만, 실질 피해규모는 1조 5,000억 원이 넘는다. 이 회장은 "90% 이상 기업이 재입주를 희망하는 만큼 합당한 보상과 함께 설비 보수, 신규 투자 등 복구 비용을 포함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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