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1분기 배당 규모가 최근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호실적과 주주 환원 강화 분위기 등에 따라 중간배당 역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급난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배당 규모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배당 규모(금융지주 제외)는 2조 7,841억 원으로 코로나19가 터지기 이전인 지난 2019년 1분기(2조 7,422억 원)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배당은 2017년 이래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해에는 2조 6,185억 원으로 감소했다. 올 1분기 배당은 지난해 동기 대비 6.33% 늘었는데 배당 총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한 증가율은 55.22%에 육박한다.
올 1분기 배당 총액이 증가한 데는 분기 배당을 계속 실시해온 기업들이 배당을 늘린 영향이 컸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1분기 호실적을 낸 기업들이 다시 주주 환원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포스코(POSCO(005490))의 올 1분기 배당은 2,269억 원으로 지난해(1,202억 원)의 두 배 가까이 늘었는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율(120.10%)도 이와 비슷하다. 삼성전자도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올 1분기 배당(2조 4,522억 원)을 지난해 대비 500억 원가량 늘렸다. 한온시스템(018880)은 1분기 호실적에 주당배당금(DPS)이 이전 수준(110원)을 회복했다.
1분기 배당 증가에 ‘여름 보너스’라 불리는 중간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올해 코스피200 구성 종목의 중간배당 전망치를 지난해 대비 15.56% 늘어난 2조 800억 원으로 추정했다. 국내 기업 실적이 글로벌 경기회복에 맞춰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금융지주사에 대한 배당 제한이 6월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 이들이 공언했던 적극적 주주 환원에 나설 경우 배당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불확실한 업황 등 변수가 남아 있어 중간배당이 2019년 수준을 회복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자동차 등 부품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기업들이 여전히 중간배당을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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