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세율 강화로 보유세 부담이 올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오른 세금 부담을 전월세 가격을 인상하는 방법으로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 서울경제가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의뢰한 보유세 시뮬레이션 결과 다주택자(2주택)의 경우 종부세만 세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치동 ‘은마’ 전용 84㎡와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를 보유한 2주택자의 경우 올해 부담해야 할 보유세가 7,482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보유세(3,074만 원) 대비 143.4% 늘어난 수치다. 보유세 증가에 종부세가 톡톡히 한몫했다. 종부세는 1,941만 원에서 5,441만 원으로 180.4%(2.8배) 증가했다. 보유세 급등 이면에 종부세 부담 급증이 자리하고 있다.
‘은마’ 전용 84㎡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5㎡를 보유한 2주택자 또한 올해 보유세로 9,975만 원을 내야 한다. 전년도(4,270만 원) 대비 133.6% 오른 액수다. 종부세는 2,747만 원에서 7,336만 원으로 167.1% 늘었다. 2.6배에 이르는 상승률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6월 1일자로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가 강화되면서 지난해보다 보유세 부담이 두 배 넘게 오르는 사례가 속출하는 모습이다. 종부세율은 6월부터 기존 0.5~3.2%에서 0.6~6.0%로 대폭 늘어난다. 특히 3주택 이상 보유자 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최고 세율 6.0%(과세표준 94억 원 초과 기준)가 적용된다.
보유세 부담 증가에는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19% 상승해 지난 2007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도 한몫했다. 세종이 70.7% 뛰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9.91%,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24.0%, 13.6% 상승했다.
한편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월세 가격을 크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급등한 보유세 부담을 전월세 인상을 통해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세로 보유세 부담을 충당하기 위해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가속될 것이라는 의견 또한 나온다. 실제로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이날 기준 1만 6,569개로 한 달 전(1만 6,409개)보다 0.9% 늘어났다.
여기에 6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까지 중과되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1일부터 3주택 이상 보유자 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최고 72%의 양도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집을 매도하기보다는 자녀에게 증여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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